[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최초는 마지막이 되지 않을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집니다. 저를 계기로 더 많은 콜롬비아 여성들이, 그리고 더 많은 콜롬비아인들이 어렵고 멀게만 느껴질 수 있는 해양과학 분야에 도전하길 희망합니다.”
19일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부산 본원에서 열린 ‘2026학년도 후기 KIOST 학위수여식’에서 웬디 타티아나 곤잘레스 카노(Wendy Tatiana Gonzalez Cano, 31세) 콜롬비아 해군대위가 전한 소감입니다. 콜롬비아 해군 최초의 여성장교 과학박사라는 금자탑을 쌓은 타티아나 대위는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해양융합공학 박사학위를 수여받았습니다.
웬디 타티아나 곤잘레스 카노(Wendy Tatiana Gonzalez Cano, 31세) 콜롬비아 해군대위가 19일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부산 본원에서 열린 ‘2026학년도 후기 KIOST 학위수여식’을 통해 “더 많은 콜롬비아인들이 어렵고 멀게만 느껴질 수 있는 해양과학 분야에 도전하길 희망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진=KIOST)
김경련 KIOST 해양환경연구부 박사 지도로 3년만에 학위를 취득한 그의 고향은 바다에서 약 1300km 떨어진 콜롬비아 내륙 도시 보고타입니다. 어릴 적 해양 다큐멘터리를 보며 바다를 열망했던 그는 17세 콜롬비아 해군에 입대, 해군사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했습니다.
그가 해양환경 연구에 본격적으로 뜻을 품게 된 계기는 콜롬비아 해군의 남극 과학 원정에 두 차례 참여하면서 입니다. 사람이 살지 않는 극한 남극에서도 기후변화로 인한 빙하 융해와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를 발견한 그는 “환경 문제에는 국경이 없다”는 깨달음을 통해 전문 연구자의 길을 결심했습니다.
문을 두드린 곳은 지난 2020년 KIOST의 2년제 외국인 전문석사과정인 ‘런던의정서 경영공학 석사과정(LPEM)’입니다. LPEM은 폐기물의 해양 투기를 규제하는 런던협약·런던의정서 이행을 돕기 위해 개발도상국 공무원 및 전문가를 대상으로 KIOST가 운영하는 학위 과정입니다.
석사과정을 마칠 무렵 고국의 해양환경 보존에 더 깊이 기여하고자 타티아나 대위는 박사과정 진학을 결심했습니다. 당시 LPEM 졸업생이 박사과정으로 이어진 전례가 없었지만 2023년 한국을 방문한 프란시스코 에르난도 콜롬비아 해군 참모총장을 직접 찾아가 설득한 끝에 ‘3년 제한 기한’ 조건으로 진학 허가를 받았습니다.
웬디 타티아나 곤잘레스 카노(Wendy Tatiana Gonzalez Cano, 31세) 콜롬비아 해군대위가 19일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부산 본원에서 열린 ‘2026학년도 후기 KIOST 학위수여식’을 통해 “더 많은 콜롬비아인들이 어렵고 멀게만 느껴질 수 있는 해양과학 분야에 도전하길 희망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진=KIOST)
이후 타티아나 대위의 박사학위 연구는 산업화 과정에서 중금속 오염이 축적된 콜롬비아 카르타헤나만(Cartagena Bay)의 해양 퇴적물 내 수은 등 유해 중금속 오염을 평가하고 관리하는 새로운 과학적 기준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콜롬비아는 런던협약·런던의정서 당사국이 아닌 관계로 해양환경 보호를 위한 제도적 기준이 미비한 실정입니다. 타티아나 대위는 “배운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고국의 해양환경 보호 체계를 수립하고 콜롬비아가 런던의정서 정식 당사국으로 가입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며 “한국의 뛰어난 과학 인프라와 역동적인 연구 문화를 연결해 양국 간 해양 과학기술 협력을 지속 발전시킬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KIOST 측은 “앞으로도 LPEM 운영을 통해 개발도상국의 해양환경 관리 역량 강화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수료생 본국과의 국제 공동 연구 및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KIOST는 2012년 학위과정 설립 이후 총 159명의 해양과학기술 분야 인재를 배출했습니다.
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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