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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이제는 '필(必)환경' 시대
그린슈머 겨냥해 친환경 개발·판매 과정서 친환경 요소 도입
햇반, 생수, 세탁세제, 아이스팩 모두 변화 중
2020-10-18 06:00:00 2020-10-18 06:00:00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착한 소비, 가치 있는 소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계도 친환경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단순한 사회공헌을 넘어 친환경이 필수인 '필환경' 시대에 맞춰 상품 개발과 판매 과정에서 그린슈머(green+consumer)를 겨냥해 친환경 요소를 도입하는 식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각사는 플라스틱 용기를 친환경 소재로 대체하거나, 재활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햇반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용기 구조를 변경해 내부 빈 공간을 최소화했다. 이로 인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40% 줄였으며, 올해만 연간 4000톤 이상의 플라스틱 사용량이 축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환경을 고려한 포장재를 개발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그린패키징 가이드'를 시행 중이다. 포장재의 외형과 중량, 재질, 재활용성 등을 점수화해 신제품 출시 전 제품의 친환경성을 평가해 체계적인 관리와 개선이 가능하도록 했다. 일례로 피지, 파워젤, 한입 베이킹소다 담은 세재 등 세탁세제 6종은 재활용 공정에서 재질별 분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쉽게 재활용할 수 있는 '포장재 재활용 1등급'을 획득했다.
 
롯데칠성은 내부적으로 Eco TF 조직을 신설하고, 재질 구조 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8년 차음료에 처음 '에코 절취선'을 도입했고, 형광 색상 패트병을 개선과 함께 페트병 경량화를 통해 플라스틱 원천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롯데칠성은 올해 1월 국내 생수 브랜드 최초로 페트병 몸체에 라벨을 없앤 ‘아이시스8.0 에코(ECO)’ 1.5ℓ 제품을 선보였다. 배출 시 라벨을 떼야 하는 번거로움과 라벨 사용량을 줄이고, 페트병 재활용 효율도 높였다. 기존 라벨에 들어가던 제품명, 수원지, 무기물 함량 등 정보는 병뚜껑 포장 필름에 인쇄해 올해 포장재 약 540만장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홈쇼핑과 온라인 쇼핑몰 업계도 택배 이용이 급증하면서 배송과정에서 친환경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우선 자연 분해되지 않는 물질을 채워 넣은 아이스팩의 사용을 줄이기 위해 물로 채워진 아이스팩을 사용하고, 아이스팩 포장재도 재활용 가능한 비닐이나 종이로 만드는 식이다. 마켓컬리는 택배 포장재를 모두 종이로 교체하는 '올페이퍼챌린지 프로젝트'와 함께 종이박스 회수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은 자체 배송 상품은 일회용 포장지를 사용하지 않는다.
 
품목 수가 많고 용기 구조가 복잡한 화장품 업계도 용기 제작과 재생원료 확대를 위해 고심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아모레퍼시픽의 해피바스 '퍼퓸 바디워시'는 식물 유래 플라스틱을 26.5% 함유한 무색 투명 용기로 출시됐다. 유색 플라스틱을 사용할 경우 재활용 분류가 어려워 소각이나 매립되기 쉬운 점을 고려했다. 나무를 베지 않고 옥수수나 사탕수수 등 재생 가능한 식물 자원으로 만들어지는 친환경 식물 유래 플라스틱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애경산업도 자체적으로 친환경 용기를 개발 중이다. 
 
화장품 성분과 친환경, 사회적 활동 등을 고려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국내 화장품 시장에는 클린뷰티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올리브영 클린뷰티'라는 자체 기준을 만들고, 건강한 성분과 친환경이나 동물보호 등 환경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는 화장품 브랜드와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주류업계도 친환경에 발맞춰 재활용 가능한 용기로 교체하고, 라벨 디자인도 변경했다. 오비맥주는 가정용 주류시장을 통해 판매하는 카스 500ml 병맥주 포장 상자를 100% 재생용지로 교체하고, 캔맥주를 포장하는 플라스틱 필름 두께도 축소했다. 국순당도 백세주와 생막걸리 용기를 환경 친화 용기로 변경해 출시했다. 
아이시스 에코 3종. 사진/롯데칠성 제공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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