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여권 내 검찰 개혁 논쟁이 계속되는 모양새입니다. 8·17 민주당 전당대회 이전엔 검찰 개혁의 방향·방식에 대한 의견 차로 충돌했지만, 전당대회 이후엔 인사 문제로 갈등이 격화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검찰 개혁 갈등의 배경엔 여권 내 권력투쟁과 혈통 논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검찰개혁이 여권 내 논쟁의 대상으로 오른 사이 민생 챙기기는 눈에 띄지 않는 상황이 됐습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보완수사권 가까스로 넘자 '중수청장' 놓고 충돌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내 계파 간 검찰 개혁 갈등 양상은 8·17 전당대회 기점으로 나뉩니다. 8·17 전당대회 직전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갈등은 김 대표와 정청래 전 대표를 중심으로 전개됐습니다.
정 전 대표는 전당대회 전부터 "정부안으로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가 국회로 왔으면 제일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호소했습니다. 김 대표는 5월 중 당에 정부안을 넘겼다며 반론을 제시했습니다. 7월 들어서는 정 전 대표가 5월 중 김 대표를 포함한 정부 인사에게 5월 중 보완수사권 폐지 의견을 전달받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두 사람 간 신경전은 사실관계 따지기로 번졌습니다.
김 대표가 당대표로 선출된 이후엔 민주당 내 검찰 개혁 관련 논쟁의 소재는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선으로 바뀌었습니다. 김 대표와 신경전을 벌인 당사자는 정 전 대표에서 추미애 경기지사와 김용민 의원으로 교체됐습니다.
민주당 내 검찰 개혁 강경파로 분류되는 추 지사와 김 의원은 김 후보자 지명 이후 줄곧 철회를 요구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도 대립각을 세웠는데요. 추 지사는 지난달 12일 "대통령이 (내란) 세력을 징벌해야 하는데 왜 이들 세력에 업혀 전전긍긍하나"라고 했고, 김 의원은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청) 간판만 바꿔서는 개혁이 아니다"라며 인사권자인 이 대통령을 과녁으로 삼았습니다. 이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들을 간접 비판하는 방식으로 대응했습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당 공식 유튜브 채널 '민주당TV'에서 당내 검찰 개혁 강경파를 향해 "논리나 타깃이 바뀌면서 끊임없이 대통령이나 당을 끌어가는 데 대한 비판이 있다"며 지원사격에 나섰는데요. 지난달 22일과 이달 6일에 이어 강경파를 과녁 삼은 발언만 세 번째였습니다.
검찰 개혁을 둘러싼 여권 내 갈등은 당내 권력투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추 지사가 김지용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이 문제를 계속해서 물고 늘어지는 배경을 두고 김 대표와 차기 주자 자리를 놓고 주도권 경쟁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여기에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도 김 후보자 인선에 대한 비판 메시지를 잇달아 내놓으며 정치적 존재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출구 없는 권력다툼…설 자리 잃은 '민생'
이 대통령은 물론 여당 지도부와 검찰개혁 강경파가 내분에 집중하면서 민생 행보는 소외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지난 8일 공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10월6~8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무선전화 인터뷰 방식)에 따르면 이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 이유로 '부동산 정책'(18%)이 가장 높았습니다. 또 분야별 정책 평가를 묻는 질문에 '경제'는 35%만 긍정 평가를 내렸고, '부동산'에 대한 긍정 평가는 19%에 그쳤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생보다 당내 계파 간 신경전이 주목받는 이유를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서 찾았습니다. 신 교수는 <뉴스토마토>에 "청와대는 물론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도 정권 말기에나 나타날 현상들이 보이는데, 민생을 적극적으로 챙기기 어려워진 것은 지지율 하락과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추 지사와 김 의원이 최근 김 대표는 물론 청와대와도 반목하는 것 역시 아무리 날이 선 말을 해도 별다른 정치적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이 섰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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